진앙 근처의 흥해읍 일대 논입니다.
논바닥 곳곳에 일반적인 흙과는 달리 젖은 모래흙이 쌓여 있습니다.
지진 여파로 땅속 모래가 지하수와 함께 지표면으로 솟아 나온 흔적입니다.
[김부겸 / 행정안전부 장관(지난 16일, 지진 대책 브리핑) : 지진 발생 당시 진앙에 가까운 지역에서는 압력을 받은 토양이 '액상화'되고, 그것이 지표면으로 분출하기도 했다고 보고를 받았습니다.]
액상화 현상은 강한 진동으로 지반이 머금고 있던 물이 표층으로 빠져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젖은 땅이 마치 반죽처럼 물러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또 물과 흙이 빠져나간 자리로 지반이 약해지면서, 내진 설계가 잘돼있는 건물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질 수도 있게 됩니다.
실제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나 95년 고베 대지진 당시에도 이런 액상화 현상으로 대규모 피해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경주처럼 단단한 화강암보다 포항과 같은 퇴적암 암반에서 발생 우려가 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희권 /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교수 : (현장에 가보니) 모래와 물이 함께 솟구쳐서 화산 모양을, 논바닥에 줄 지어서 만들어놨습니다. 만약에 액상화 현상이 크게 일어나는 지역 같으면 피해가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다만 기상청은 아직 지표면의 현상만 가지고 이를 액상화 현상으로 단정 지을 수는 없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단순히 지진으로 압력을 받은 지하수가 흙과 함께 뿜어져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부도 지진 이후 발생한 건물 기울어짐과 붕괴가 액상화 현상으로 인한 것인지 전문가들을 투입해 정확한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취재기자 : 김평정
촬영기자 : 박태근
영상편집 : 연진영
자막뉴스 제작 : 정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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